김홍신의 이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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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3-30 02:29
후회- 김홍신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5.♡.169.86)
조회 : 7,102  
제가 국회의원직을 던지면서 고뇌한 것 가운데 하나는 제 삶의 문제였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참자유인으로 세상을 관조하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가슴에 ‘자유인’이란 이름표 하나 달고
정말 느긋하게, 숨도 천천히 쉬면서......
잠자리 한 마리가 콧잔등이에 앉아 잠들만큼 고요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지병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 모습은 제겐 또 다른 고뇌였습니다.
훌훌 털고 국토기행을 하고 싶고
깊은 산 속에서 명상을 하며 푸념할 일도 내려놓고 미움도 벗어던지며
유유자적할 마음의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꺼져가는 한 생명에게 살 수 있노라고, 의사선생님이 완쾌된다 했노라고,
고통스러운 것은 병이 완쾌되는 과정에 있을 수 밖에 없는 명현현상이라고
이렇게 거짓말로 아내를 속이기를 수없이 하였습니다.
지금 저승길로 걸어가고 있을 아내가
제 뻔한 거짓말을 알고도 속아 주었노라며 빙긋 웃어주었으면 합니다.

인공호흡기 때문에 대꾸조차 못하고 눈빛으로만 표현하는 아내에게
대한민국의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출마해도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허공을 한번 쳐다보더니 웃는 둥 마는 둥 웃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웃는 거라고 저 혼자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늘
“인생은 일회용 휴지와 같다.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기에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라”
고 강조했거늘 제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을 줄이면서 살라 했거늘
말은 그리하면서 저 자신은 왜 그리 살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건 정치마당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더 새로운 정치, 더 깨끗한 정치, 더 신뢰받는 정치
  그리고 정말 향기나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그것만이 제가 꿈꾸던 ‘자유인’을 지향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만이 마흔 아홉살을 채 채우지도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난
아내의 영전에 제가 진 빚을 갚는 길이겠지요.
아니 지난 8년 동안 국회의원 노릇을 하며 국민에게 진 빚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제 인생 전체를 살피고 거들고 돕고 감싸안은 국가와 민족 앞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참으로 많은걸 가진 듯 합니다.
과분하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지나치리만큼 사랑도 받았습니다.
이제는 버려야 할 때가 되었지 싶습니다.
욕심도 탐심도 분심도 옹심도 벗어던지고 남은 삶을 사람냄새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제가 ‘자유인’으로 ‘바르게’ 살 수 있도록 채찍질을 매섭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