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의 이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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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9-13 15:55
[오마이뉴스] '국보법 폐지' 1인 시위, 400회 맞았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5.♡.169.86)
조회 : 3,689  

"국회 앞 식당 사장님께 감사합니다. 그 분이 없었다면 16개월간 1인 시위는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점심식사를 하러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분주한 낮 12시 여의도 국회 정문 앞. 그 앞을 16개월간 한결같이 지킨 시민들이 있다. 바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 모임'(이하 시민모임)이다. 이들의 '릴레이 시위'가 10일로 400회를 맞았다.

400번째 시위에 나선 최창우(47)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그간의 시위를 돌아보며 가장 고마운 인물로 "국회 앞 어느 식당의 사장님"을 꼽았다. 의외의 말이다. 하필 "국회 앞 식당 사장님"이 고마운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 시민들이 시위를 하다보니 피켓을 만들어 오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피켓을 매번 갖다 주고 또 갖고 오고 관리할 수도 없구요. 그런데 그 사장님께서 흔쾌히 피켓을 맡아주셔서 그런 번거로움이 없어졌습니다. 누구보다 가장 고맙습니다."

최 대표의 말대로 시민모임의 릴레이 시위주자는 대부분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이 직접 피켓을 만들어오기는 어려운 일. 그런데 국회 근처 한 식당에서 피켓을 보관해줘 걱정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시민모임의 1인시위가 여느 시민단체의 활동가들이 아닌 시민들에 의해 명맥을 이어왔다는 데서 빚어진 에피소드다.

300여명의 시민이 1년 4개월간 한결같이 외친 "국보법 폐지"

여든 여섯의 할아버지, 10대 고등학생, 택시 운전기사, 평범한 직장인…. 이렇듯 우리 주위의 보통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국보법 폐지'를 외친 지 1년 4개월. 그간 300여명의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국보법 폐지"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무엇보다 일반 시민들이 하루 일과 중 잠시 틈을 내어 시위를 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는 점이 무척 뜻깊지요."

일반 시민들이 국보법에 반대해도 참여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시민들의 릴레이 시위라는 방식을 택했다는 최 대표는 "국보법은 특정인이 아닌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법이라는 점에서 일반 시민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1인시위에 나선 이들은 평범한 시민들이 대다수지만 가수 정태춘씨, 한의사 고은광순씨, 1심에서 7년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의 부인 정정희씨 등 일반인에게 알려진 인물도 더러 있다.

이렇듯 각계의 인사와 시민들이 시위 400회라는 역사를 만들어오는 동안 그가 가장 안타깝게 여긴 것은 국회의원들의 무관심. 시위가 이어진 1년 여간 김홍신 전 의원과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이 1인시위 모습을 보고 찾아와 애쓴다며 손을 잡아주고 갔을 뿐이다.

최 대표는 "이렇게 시민들이 1년 여간 시위를 했는데도 어떤 고충 때문에 1인시위를 하고 있느냐고 묻거나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의원은 거의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도 비판했다. 특히 최 대표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폐지 반대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유신회귀"라고 일축했다.

최 대표는 "한나라당은 자신의 뿌리인 독재정권이 국보법을 악용해 저지른 인권침해에 대해 사죄부터 해야 한다"며 "박 대표의 발언은 과거의 반공질서를 되살리려는 시도"라고 꼬집었다.

백안시하는 눈길도 있었지만 응원의 목소리 있어 큰 힘

물론 국보법 폐지 시위를 백안시하는 눈길도 많았다. 시위자를 향해 "국보법이 폐지되면 다 죽는다"고 소리치거나 "아예 평양으로 가라""간첩 잡는 법인데 폐지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손가락질하는 일이 그것이다.

최 대표는 이런 반응에 대해 "이는 정작 우리가 국보법이 어떤 내용인지, 왜 헌법에 보장된 기본인권을 침해하는 법인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시민이 나서서 공부하고 목소리를 내는 일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시위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길 가던 시민들이 추운 겨울날 뜨거운 캔커피를 쥐어주고 가거나 자신이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주고 간 일 등은 모두 1인시위를 지금까지 잇게 한 힘이었다.

최 대표는 "그간의 시위로 행인들이 국보법에 대해 한번 다시 생각해보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도 그것을 계기로 국보법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국보법이 폐지되는 날까지 우리의 시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피켓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