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의 이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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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6-06 09:42
[문화일보] <김승현의 문화데이트>“中 발해史 편입은 한반도 개입 명분 쌓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5.♡.169.86)
조회 : 5,947  

‘발해소설’ 9권째 집필 김홍신

최근 중국이 일본에 발해의 돌비석 ‘홍려정비’의 반환을 요구한 데 이어 발해의 수도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 유적을 복원, 내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고구려에 이어 발해까지 자신의 역사에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점차 가속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같은 중국의 역사도발의 저의를 파악하기 위해 10년 가까이 발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김홍신 전 국회의원을 만났다. 김 전의원은 베스트셀러 소설 ‘인간시대’의 작가에서 정치가로 변신해 15, 16대 의원을 역임하며 ‘가장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으로 꼽혔으나,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다시 ‘본업’인 소설가로 돌아왔다.

2일 서울 서초동 자택 2층 서재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문화일보 최고”라며 “‘발해인의 발’기사 멋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문화일보 1면에 보도된 발해관련 기사에 대한 칭찬에 이어 그는 중국의 ‘홍려정비’ 반환기사, 상경용천부 관련기사 신문스크랩을 꺼내들고 다짜고짜 발해의 이야기로 들어갔다. 온통 관심이 발해에 집중돼 있는 것 같았다. 정치가의 선동적 열기도 느껴지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순수함이 있었다. 이상을 꿈꾸는 소설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서기 732년 발해 2대황제 무황은 베이징(北京) 근처에까지 진군해 갔습니다. 당 현종이 그때 남북 400리길을 길목마다 돌로 울타리를 쌓아 막았다고 했습니다. 당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입니까. 당시 세계 최강대국입니다. 그런 나라의 주요도시를 위협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대단한 위세였겠는지 상상해 보십시오.”

그는 이 이야기가 한국역사서가 아니라 중국 역사서 ‘책부원구(冊府元龜)’에 나온다고 강조했다.

“당시 발해 장문휴 장군이 지금의 산둥반도 옌타이에 쳐들어가 ‘석전(石田)’을 만들어 버렸다고 나와 있습니다. 완전히 초토화시켜 버린 거지요. 그때 당 현종이 인질격으로 당나라에 있던 신라왕족 김사란을 시켜 신라 성덕왕 김흥광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발해를 치면 특별한 상을 내리겠다며 김유신의 아들 김윤중이 용맹하다고 들었는데 그를 보내라고까지 합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그때 김윤중이 5만명 정도의 군사를 데리고 가는데 군사의 절반 이상을 잃는 대패를 당하지요. 발해는 그렇게 강한 나라였습니다.”

이렇게 끌려가다는 발해역사이야기 밖에 아무것도 못 들을 것 같다. 발해를 주제로 이야기하려 왔지만 소설의 내용만 들으러 온 것은 아니다. 중국의 정치적 의도가 뭘까로 화제를 돌렸다. 결국 북한은 무너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한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을 중국이 결코 달가워할 리가 없다.

전통적으로 ‘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어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입술이 없어지면 이빨이 시린’ 순망치한(脣亡齒寒)을 기본외교 노선으로 하고 있는 중국이 잠재적 적국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남한이 한반도를 통일, 중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의 하드크래시(hard crash·경착륙)와 같은 유사시 중국이 개입할 명분 마련을 위해 고구려는 물론 발해사까지 중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을 펼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바로 잘 봤습니다. 1998년 의원자격으로 중국을 갔을 때 중국이 동북공정을 강력히 추진하는 배경이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국민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정말 큰일나겠다 싶었습니다. 북한땅이 중국땅이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자료를 모으며 공부했습니다.”

그는 “현재 중국이 북한에 철로를 놓고 있고 장마당 물건의 90% 중국 물건”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중국은 변경 연구에 있어서 최고수준”이라며 “55개 소수민족 등 변경 민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중국의 통합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중국은 땅이 큽니다. 이제 인터넷 등이 전국에 깔리면 통제가 불능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티베트족, 조선족 등 정신적 가치가 우월한 민족은 독립한다고 중국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들을 필두로 다수 민족이 독립해 나가 중국이 쪼개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그것을 구 소련의 붕괴에서 철저히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발해의 역사는 사실 잊어진 역사일지 모른다. 삼국시대 이후를 통일신라시대라고 부르는 것이 단적인 예다. 그래서 최근 통일신라시대가 아니라 발해와 신라, ‘남북국시대’라는 주장이 역사학계에서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를 위해 “역사교과서 개편도 중요하지만 더 효과적인 것은 소설입니다. 정확한 사료를 입력시켜 주고 역사를 하나하나 뒤집어 쓰는 것, 우리로 보면 바로 쓰는 것이죠. 이것이 제가 발해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그는 소설을 쓰기 위해 이미 언급한 ‘책부원구’를 비롯해 ‘신당서(新唐書)’ ‘구당서(舊唐書)’ 등 중국 사료와 ‘단기고사(檀奇古史)’와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국내외 사료 136책 400여권을 참조, 발해사를 복원해 냈다. 왕조 연표에서부터 주요 사건을 표로 만들어 서재에 빼곡히 붙였다. 그 사료의 뼈대를 뒤집어 상상의 살을 붙인 것이다.

“중국은 철저히 자기가 최고라는 중화사상에 젖어 있습니다. 그들이 침략하면 가장 먼저하는 것이 역사왜곡 아닙니까. 설인귀가 고구려와 백제를 침략해 나라의 서고부터 불살랐습니다. 그렇게 없애놓고 자신들의 역사에는 자기들 중심으로 거꾸로 기록해 놓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역사는 그런 자료들 뿐입니다. 사료를 뒤집어 해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단적인 예로 연개소문을 들었다. 연개소문은 중국 역사에서 ‘연(淵)’씨가 아니라 ‘천(泉)’씨로 돼 있다는 것이다. ‘연’자가 당 태종 이세연의 이름에 쓰인 글자이고, 당태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 연개소문이기 때문에 성을 ‘천’씨로 바꿔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단기고사’같이 강단사학자들이 인정하지 않는 책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결코 그냥 만들 수 없는 책입니다. 형태는 위서이지만 내용만은 충분히 진실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역사를 철저히 왜곡시켜 놨는데 그들의 자료를 뒤집어 보고 가능한 모든 국내 자료를 해석해 제대로 역사를 살려놔야지요.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식민사관에 철저히 길들여진 결과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2004년 총선에서 패한 뒤 공직 제의가 있었으나 고사하고 바로 소설작업에 들어갔다. 그렇게 쓴 것이 8권을 넘어 9권째다. 권당 1000페이지 분량이고 모두 10권으로 계획하고 있다. 11권은 참고한 자료들을 모은 색인집이다. 그는 “올 가을쯤 완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에 책들을 미리 내자는 출판사측의 요구도 있었으나 한꺼번에 내놓자고 미루고 있다. 8권은 이미 컴퓨터작업까지 끝났다. 엔터키만 누르면 지금이라도 책이 돼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 장면이 궁금했다.

“마지막 발해황제 대인선이 목에 밧줄을 걸고 한 손에는 밧줄을 또 한손에는 양을 끌고 소복을 한 채 나옵니다. 황후도 함께 소복을 하고 나오지요. 이 때 적장 역시 부인과 함께 말위에서 무릎 꿇은 발해황제의 항복을 받습니다. 그리고 발해황제에게 자신이 탄 말의 이름을, 황후에게 자신의 부인이 탄 말의 이름을 내려줍니다. 한 때 한 나라의 황제를 짐승취급한 겁니다.”

그는 이같이 비참한 결말에 대해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발해는 중국 본토를 위협한 사방 5000리의 나라였습니다. 당시의 중국의 10리는 4㎞가 아니라 5.59㎞였습니다. 고구려의 몇배가량 되는 강대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가 지금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내홍과 이에 따른 외침입니다. 내홍이 없으면 외침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지만, 갈등과 분열의 내홍이 벌어지면 외침에 대항할 힘을 잃어버립니다. 그것이 제가 발해소설을 쓴 이유입니다.”

문화부장 h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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