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의 이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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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2-28 09:14
서초동 정토회 - 잃어버린 '나'를 찾아 떠나는 <김홍신의 대발해> 작가와의 만남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5.♡.169.86)
조회 : 7,857  

지난 11월 2일, 이미 날이 어두워진 저녁 무렵부터 서초동 정토회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김홍신의 대발해> 강연이 있어서다. 7시 30분, 300여 명이 자리를 거의 채워갈 즈음 강연이 시작되었다.
먼저 법륜스님께서 “정토회에서 요즘 안하던 짓을 많이 하죠?”라고 운을 떼시며 김홍신 작가의 8년간의 피말리는 원고집필 작업과 책판매, 출판사인회 행사취지에 대해 말씀하셨다.
“누가 돈 많이 준다고 자기부모를 바꾸지 않듯이 그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설사 증조할머니위에는 얼굴도 잘 모르지만 불이익을 받더라도 창씨개명을 안 합니다. 민족의 역사를 정확하게 안다면 초야에 묻혀 살지언정 타협하지 않게 ”된다는 말씀에 눈이 번쩍 뜨인다.

나와 우리가 여기에 있기까지 헌신하신 많은 분들을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저 머언 과거로부터 형성되어온 내 정체성에 대해 깊게 살펴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


민족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알게 되면 열등감은 자연히 극복

계속해서 스님께서는 한국 사람들이 시대를 거쳐 오면서 생겨난 (중국, 일본, 미국등 열강들에 대한) 열등감 역시도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게 되면’ 극복될 수 있다고 하셨다. 우리가 중국에 발달된 문명를 전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한국인의 성질은 은근과 끈기다 이런 웃기는 얘기는 안하게 된다고, 고등학생 여자아이가 만세 부르는 게 독립운동의 전부인 것 같은 이런 수준으로 역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열등의식을 안고 있는 거라고,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동북아에 대한 자신 있는 영향력을 끼쳤던 그런 역사를 우리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역사는 잊어버리면 없는 것이라고 하신다.

‘역사를 잊어버리면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니! 그렇구나...’역사에 무관심했던 내가 부끄러워진다. 나 같은 사람이 눈앞의 이익에 따라 창씨개명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잃어버린 발해의 역사, 소설적 상상력으로 편린 맞추어 복원

“둘째는 소위 발해의 역사를 잃어버렸어요. 신라에서 고구려로 이어지지 않는 반 토막 난 역사, 발해가 통째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발해를 우리 역사 속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켜버리는 우를 범했어요. 우리가 발해하면 아는 게 별로 없어요. 고구려 200년의 역사를 계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는 게 별로 없어요. 기록도 사라지고 유물도 파괴되어 버리고 책에 몇 마디 남아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편린 몇 개 가지고 전체 그림을 복원하기가 현 시점에서 불가능해요. 그러나 김홍신 작가께서는 상상력을 가지고 편린을 맞출 수가 있습니다. 그것 또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삼국지가 소설인데 소설이 역사가 되어 버렸어요. 유대인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어도 자손에게 역사는 꼭 가르칩니다. 우리 민족은 중국 내에 살면서 말은 있어도 역사가 없어요. 말과 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역사에요.”

발해하면 겨우 대조영 정도를 떠올리는 내가 들어도, ‘역사적 뿌리를 찾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 것 같다. 어렸을 때 입양된 사람들이 절실하게 어머니를 찾는 것도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힘, 그 원초적 젖줄을 찾기 위함일까?


“국회의원 열 번 하는 것보다 발해사를 복원하는 게 백번 낫다 ”법륜스님 일갈에 집필

이어서 김홍신님께서 단상에 오르셨다.
“저 에게는 이렇게 소상하게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국회의원 열 번 하는 것보다 발해사를 복원하는 것이 백번 낫다. 몇 마디 뿐 이였어요. 스님 만나면서 팔자 사나워진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풀어놓으시는 얘기를 들으면서 두 분이 그간 가져왔던 에피소드에 청중들은 와르르 웃음이 터지곤 했다.

“37년 피워 온 담배 끊었지, 남 욕하는 게 얼마나 재밌어요. 그것도 못하게 하지, 3년간 자료 모으느라 여행을 가도 중국밖에 못가고 하루 원고지 20매 써야지, 오랜 글쓰기로 햇빛 알러지가 있어 커튼 쳐야지, 어깨 아프지, 밤에 새벽 3시까지 못자고 소설에서는 하루 천명 죽이고 꿈속에선 내가 병졸이 되어 쫓기는 거예요”. 나중에는 왜 살지 하며 공허해지기도 하셨다는 김홍신님.

스님께 “머리카락 빠지면 이쪽으로 오겠다”하셨다는 말씀에 이르러서는 웃을 수 만은 없었다. 지난한 집필과정이 느껴져 청중들 사이에는 안스러움이 묻어나왔다.

김홍신님이 연봉 2억 몇 천에 수많은 직원을 거느린 장관급 공직에 오라는데도 가지 않고 이 책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자못 궁금해진다.

우리민족이 얼마나 지혜롭고 강하고 질기게 살아남았는지, 여러분이 DNA는 얼마나 우수한지를 알아야

“우리 민족이 얼마나 웅혼하고 장엄하냐를 알아야 합니다. 지도로만 봐도 발해가 어마어마하게 큰데 대련에서 요하, 흑룡강 넘어 러시아, 연해주를 전부 포함한 규모에요. 모든 역사적 근거들을 중국이 다 가지고 있고 그 사실들을 교묘하게 조작해서 우리 민족이 열등한 민족인 것처럼 기록해 놓았는데,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허점들이 보이고 그것들을 파헤쳐 다시 분석해보면 우리 민족이 얼마나 지헤롭고 강하고 질기게 살아남은 민족인지를, 여러분의 DNA가 얼마나 우수한지 알게 된다.”고 조목조목 역사적 자료들을 예로 들어 분석해 보여주신다.

오죽했으면 고구려가 망할 당시 기록에도 “폐하, 남자는 다 죽이고, 여자는 다 나누어주고 모든 것은 다 불태워 씨를 말려야 됩니다. 이(고구려) 민족은 도무지 항복할 줄 모르고 질기디 질겨 남김없이 없애야 한다.”라고 남아있을 정도라고 한다.

변두리에 있는 우리 역사정신을 가운데로 가져와야

누구나 나라 지도는 가운데 그리면서도 지금 우리 역사와 정신은 구석에, 변두리에 있다고, 가운데로 가져와야 된다고, 세상의 중심은 자기 자신이며 의식이나 영혼, 생각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면 구석으로 가지 않는다며 “이태원 거리에서 미국인이 저 만치 오면 대학생들이 뭐 물어볼까봐 피한다.
야! 우리말로 물어봐~하면 될 건데.” 하신다. 옳거니,.. 내내 속 시원한 말씀에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느낌이다.
“중국이 500년 전에 고구려에서 온 서신을 해독을 못해서 스님에게 해독을 부탁한다거나 발해문자로 된 문서를 해독을 못해서 우리가 잘 아는 시인 두보가 해독을 해주었다고 나온다.” 면서 우리가 이런 민족사를 인정해야 한다고, 자기를 들여다보고 역사인식을 갖고 자기정체성, 내 이웃의 존귀함을 알면 내 영혼의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이런 역사서가 있어서 20,30년 후 우리의 역사로 전해질 수 있다면 너무도 귀한 일이고 끝내고 보니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히신다.


북한을 지원해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강국으로

그러면서 우리 민족의 반쪽인 북한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으신다.

“우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강국이 되려면 북한을 우리가 지원해서 같이 가는 길 밖에 없어요. 지금 북한이 무너지면 중국이 되버립니다. 대만 이런 데가 중국이라는 블랙홀에 빨려들고 있는데 중국은 지금도 우리나라보고 10년만 기다려라 니네가 식모살이 할 거다 현지 사람들이 공공연히 얘기해요. 신발 한 짝만 신고는 얼마 못 갑니다. 우리가 지금 역사도 의식도 생각도 영혼도 반쪽에 불과한 상태.” 라는 말씀에는 내가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민족의 정체가 손에 잡히는 것도 같고 북한이 무너지면 중국이 된다는 말씀에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우리 민족보다 변변치 못한 민족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관점으로 보니까 변변치 못하게 보이지 그 쪽으로 들어가 보면 그렇지 않다.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내 이웃을 사랑할 수 있듯이 내 민족의 소중한 가치를 알면 다른 민족도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된다”는 명쾌한 답을 해주셨다.

어쩐지 민족 민족하면 답답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민족 간에 배타적이지 않으면서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그림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내 민족의 소중한 가치를 알면 다른 민족도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된다.”

알지 못하던 역사, 발해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잃어버린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강연이 끝나고 책 판매대에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 틈에 끼여 10권짜리 전질을 품에 안는다. 알게 모르게 서양이나 대국의 권위 앞에 주눅 들던 우리가 이제 있는 사실 그대로 알기만 하면 어깨 펴고 그 웅혼하고 장엄한 기상을 마음껏 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레어 진다.

8년간. 잃어버린 우리 민족의 역사를 찾아서 중국 땅을 헤매고 다니며 그 편린들을 찾고 또 찾았을 작가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조각들을 이어 붙이는 1만 2천매의 원고 집필로 피 말리는 불면의 밤들을 지새웠을 작가의 노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아. 김홍신 작가를 보더라도 우리 민족의 피에는 정말 “강하고 질기고도 질긴” 역사적 DNA가 들어있음이 확실하다.


2007.11.08 김희선 작성 - 서초동 정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