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의 이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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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1-08-11 16:53
[신동아]나는 상습적 당론거부자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5.♡.169.86)
조회 : 3,163  

2월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이 대표적인 경우. 김의원은 이날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이 재임중 언론 세무조사 결과를 은폐한 의혹을 거론하면서 YS의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당시 김전대통령에 대해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자세를 취하던 한나라당 지도부가 곤혹스러워한 반면, 세무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김의원을 두고 한나라당에서는 상습적 당론거부자라고 합니다. 당론과 다른 얘기를 계속 하다 보면, 당내에서 왕따를 당할 것도 같은데./“부분적으로 왕따를 당하죠. 하지만 저는 무슨 주장을 할 때 철저하게 준비해서 심한 논쟁을 해요. 다른 사람은 그냥 입으로 몇 마디 하고 끝내잖아요. 저는 항상 자료를 준비해가요. 계속 논쟁을 벌이면 나중에 니 맘대로 해 그래요. 그러니까 제가 본회의장에 가서 반대 주장을 펼 수 있는 겁니다.

처음에는 그냥 왕따였어요. 그런데 계속 싸우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저 인간은 소신이 있다.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고 인정하고 묵인해 버리더라고요. 그러니까 당내 주류 인사들이나 간부들하고 사이가 나쁠 게 없어요. 논쟁을 하다가 친해진 사람도 많아요.”

―김홍신 하면 먼저 튄다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두 차례나 정부를 비판하다가 방송출연을 정지당했고, 15대 국회 개원 때는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이틀만 근무하고 세비를 받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거부했잖아요. 국회에 출입할 때 의원 전용 출입구 대신 일반인 출입구를 사용하는 것도 그렇고…./“원칙을 벗어난 일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튄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세비만 해도 그래요. 그때 임기가 5월30일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5월은 이틀 일하고 한 달 월급을 받게 돼 있었어요. 그래서 이건 잘못이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48개월 근무하고 49개월치 월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거죠.

출입문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의원회관이나 본청은 국민이 지어서 무료로 임대해준 거잖아요. 그러니까 주인은 국민이고 사용자가 국회의원이죠. 주인은 뒷문으로 다니고 사용자는 경례 받고 다닌다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말한 겁니다. 내 생각이 뭐 잘못된 건가요? 원칙을 지키자는 거잖아요. 의원들도 처음엔 그냥 튄다고 하더니, 이젠 동지도 생기고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 일종의 자유인 기질인데, 언제부터 그랬어요?/“아무래도 선천성인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부터 유별난 점이 꽤 많았거든요. 저는 보수 정치인의 대명사로 꼽히는 김용갑(金容甲) 의원과도 사적으로 무척 친해요. 보혁 갈등이 생기면서 오히려 더 친해졌죠. 저는 토론할 때 항상 우리 주장이 100% 옳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한 상대 주장이 0%라고 해서도 절대 안 된다는 전제를 깔거든요.”

연말이면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의정활동이 우수한 의원을 선정한다. 김의원은 15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그는 특히 보건복지 분야에서 맹활약했다. 이 때문에 한때 보건복지부 공무원 사이에서는 “김홍신 의원만 잘 넘어가면 된다”는 말이 유행했다.

―개혁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다 보면 외압이나 협박, 회유 같은 것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워낙 많이 당해서 이젠 익숙해졌어요. 예전에 인간시장을 쓸 때는 아이를 유괴하려는 사람까지 나타나서 신고하고 난리가 났었죠. 또 언젠가는 아이를 시골에 데려다 두었는데, 그곳에다 김홍신을 처단하라고 대자보를 붙이고 아파트 문을 두들겨대서 우리 어머니가 애 끌어안고 거의 혼절한 일도 있었습니다. 아내는 심장병까지 얻고….

저 때문에 우리 가족들은 오랫동안 협박에 시달리고 있어요. 오죽하면 애들과 아내는 물론 보좌진들까지 협박전화 받는 솜씨가 탁월해요. 딸아이가 어떤 남자의 협박전화를 받고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아저씨 낮에 그렇게 할 일 없어요. 일해서 돈 버셔야죠 하고 끊더라고요.

한번은 어떤 남자가 전화를 걸었는데, 아내가 받았대요. 그 남자가 너희 남편 어디 있는지 아느냐? 지금 무슨 호텔 몇 호실에 있으니까 가봐라 했대요. 그랬더니 아내가 뭐라고 대꾸했는지 아세요? 아 그러십니까. 내 남편이 그렇게 여자들한테 인기가 있으면 됐지 뭘 그래요. 아니 남자가 그렇게 할 일이 없어요라고 대답했다는 거예요. 우리 가족들이 이 정도로 프로라니까요.”

소설가에서 방송인으로, 시민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김의원은 꾸준히 새로운 삶을 개척해왔다. 그렇다면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현재로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엿보인다. 정치에 승부를 걸든지, 아니면 글쟁이로 돌아가든지. 마지막 질문을 통해 그 답을 추측해보자.

―그 동안 여러 가지 일을 해오셨는데 어떤 직업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보십니까./“제 영혼 속에 잠재되어 있는 건 역시 글이에요. 저에겐 글로 돌아가야지. 거기가 고향이지 하는 잠재의식이 있어요. 언제든지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다는 잠재적 회귀본능이 있기 때문에 무릎 꿇고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오기도 생기나 봐요. 굴복하고 한번 더 하는 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오히려 당당하게 돌아갈 수 있는 소신을 갖자, 그런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 셈이죠.”

―말을 타면 기수가 되고 싶은 것처럼, 정치를 하면 정치적 목표랄까 그런 것을 세우게 되잖아요. 김의원의 꿈은 무엇입니까?/“저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런 얘기를 자주 해요. 나이도 있고 하니까 이제 뭔가 도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죠. 얼마 전에는 그 문제를 갖고 토론한 적도 있어요. 그때 저는 이런 얘기를 했어요. 나는 무엇이 되고자 하지 않겠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일해서 무엇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거부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이런 자세로 살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