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의 이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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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2-23 09:42
왜 인터넷신문에서는 선거보도를 하면 안 되는가?
 글쓴이 : 최고관리자 (125.♡.169.86)
조회 : 4,923  

인터넷매체의 선거보도와 관련한 논쟁이 선관위와 인터넷매체와 대립이라고 비춰지고 있으나 실상 이는 우리사회의 개혁과 반개혁 세력의 갈등과 대립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이 먼저 지적되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는 것으로 토론을 진행하고자 한다. 현행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서는 대통령선거의 경우, 선거일 120일전부터 TV나 신문 등 언론기관을 통한 토론회 개최를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신문이라는 이유만으로 토론회나 대담을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불성설에 가깝다. 선거시기 토론회나 대담을 개최하는 것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각각의 후보자들의 다양한 정책과 공약을 좀 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더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로를 제공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유권자와 후보자들간의 공정한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라면 토론회나 대담은 오히려 장려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유독 인터넷신문의 대선 주자와의 인터뷰는 안 된다는 것일까?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법제도의 문제/
자, 그렇다면 선관위가 인터넷신문의 선거보도를 막았던 구체적인 이유를 한 번 살펴보자. 아시다시피 선관위가 오마이뉴스의 대선 주자 특별 열린 인터뷰를 중지시킨 근거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 82조 1항의 언론기관에 대한 정의를 포함한 명문규정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터넷신문은 정간법이나 방송법에 의해 언론기관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담이나 토론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와 같은 인터넷신문이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이유로 언론기관이 될 수 없다는 그들의 주장은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나 법에 따라 공무를 집행하는 선관위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내릴 수 있는 판단이다. 문제는 법규정에 따른 선관위의 판단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나가고 있지 못하는 법·제도에 있다고 보여진다.

인터넷은 우리 사회의 주요한 공론의 장/
최근 우리 사회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인터넷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수많은 정보들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통해서 무수히 소통되고 있으며 이것은 단순한 정보의 소통을 뛰어넘어 우리의 생활 전반에 걸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사회 각 계층은 이 공간을 통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그에 따른 다양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은 우리 사회의 주요한 공론의 장으로서 활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이 토론되고 다양한 입장의 여론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우리는 충분히 지켜 보아왔다. 현재 인터넷 사용인구가 2천4백만 명을 넘어선다는 사실까지 포함시켜 본다면 인터넷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그렇다면 인터넷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 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의 정치현실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불리는 사회 변화에 비해 우리 사회의 정치현실은 과연 어떠한지 자성해 보고자 한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에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정치권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더 이상 믿지 않으며 이제는 정치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가지고 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특히 선거시기 연령별 투표율을 통해 알 수 있듯이 2∼30대 젊은 층의 정치적 무관심은 매우 심각하다. 그들은 투표행위로 대표되는 거의 모든 정치활동에 대해 대부분이 거부의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그들에게 정치는 그야말로 정치권, 그들만의 잔치인 것이다.

국민들과의 불신의 벽을 허물고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
이렇듯 전 국민적으로 팽배해있는 정치에 대한 불신은 정치권이 앞장서서 해결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현실정치를 개혁하고자 한다면 바로 여기서부터 개혁은 시작되어야 한다. 국민들과의 불신의 벽을 허물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하다. 인터넷의 주 사용자층이 바로 2∼30대의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생활하고, 고민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 점이 바로 정치권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서 생활과 고민과 주장을 넘어서 정치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공간을 통해서 젊은층의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정치 현실은 한층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터넷은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불신감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을 계기로 이 공간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인터넷상에서의 정치활동 전반에 관해 현실상황에 맞는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물론 인터넷을 통한 정치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서 왜곡되어질 수도 있고, 인터넷이라는 공간 자체가 엄청나게 방대하기 때문에 일일이 그 공정성을 감시·판단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번 선관위의 판단에도 이러한 이유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인터넷이 어느 정도 일반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갑작스럽게 모든 것을 허용했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도 어렵고 대처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인터넷신문의 선거보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상에서의 정치활동 전반에 관해 현실 상황에 맞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것은 정치권이 책임감을 갖고 여·야간의 합의를 통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덧붙여 국회와 정당으로 대표될 수 있는 정치권이 인터넷으로 인한 사회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 점은 반드시 지적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인데,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데 법과 제도는 매번 그 뒷수습하기에 급급하다. 물론 어느 정도의 속도차는 있게 마련이겠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정치권 스스로가 자기혁신의 과제로 받아안아야/
네티즌이라 불리는 수많은 국민들에게 인터넷신문의 선거보도는 이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제도적 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정치권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관습적으로 진행되어 온 선거관행들을 시대에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온존시킴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심각한 정치적 불신을 오히려 고착시키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정치권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구습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혁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선거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나아가 정당법 개정이나 국민참여경선제와 같은 주요사안들을 자기혁신의 과제로 받아 안아 확실한 정치개혁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2002년 2월 21일 오전 10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
주최 : 함께하는 시민행동
김 홍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