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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217]건강보험 재정건전화 방안 모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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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건전화 방안 모색’ 토론문
-장 소 :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의실
-시 간 : 2001. 12. 17(월)
-주 최 : 국회 사회보건복지연구회
-토론자 : 김 홍신
두분 교수께서 발제하신 내용 잘 들었습니다. 김창엽교수께서는 이해당사자간의 합의를 통한 보건의료서비스 구조자체에 대한 개선에 중점을 두셨고 김병익교수께서는 단기부터 장기까지 제도개선방향에 대해 하나하나 지적하셨습니다. 저는 두 분과 견해를 같이 하면서 두 가지 모두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보험재정건전화방안’은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재정안정대책을 간단히 평가하고 미진한 중·장기 대책을 중심으로 토론하도록 하겠습니다.
건강보험재정파탄은 개별조합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제때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해 건강보험재정수입이 감소하였고, 예방보다는 치료에 집중되어 있는 의료구조,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보험지출이 증가하여 보험재정수지가 수년간 적자를 거듭해 왔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김창엽교수께서 지적하신 “무정부적 낭비구조”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수 차례 정부에 대책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만, 오히려 정부는 의약분업으로 의료계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가를 인상해줘야 한다며 수가를 계속 인상해 주었습니다. 수입은 늘지 않는데 지출만 늘리는 정부정책은 당연히 재정파탄을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건강보험재정파탄의 원인이 건강보험통합이나 의약분업제도 자체에 있지 않고 진행과정 중에 발생한 제도의 왜곡, 무리한 수가인상, 도덕적 해이 등의 ‘행정실패’ 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두 제도자체 때문에 재정파탄이 발생한 것처럼 잘못 판단하여 수년간의 논의를 토대로 여야합의에 의해 결정한 건강보험통합과 의약분업을 무위로 돌리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병익교수의 의견대로 두 제도를 원점으로 돌린다고 해도 절대 재정건전화를 이룰 수는 없습니다.
건강보험통합과정 중에 발생한 징수율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액은 1,500억원에 지나지 않으며 IMF위기라는 변수가 작용한 것입니다. 또한 의약분업에서 발생한 내원일수 증가효과와 수가인상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가인상효과가 대부분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의약분업 자체가 재정위기의 원인이라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 원인에 대해 논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더 하지는 않겠습니다.
여하튼, 원인분석의 관점차이로 인해 정부·시민·의약계의 대립이 심화되어 재정건전화에 힘을 집중시키지 못하였고 직장/지역가입자간 분열만 조장하여 그야말로 건강보험은 모든 면에서 혼돈의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건강보험재정파탄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와 시민·의약계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고통을 분담하는 단기·중기·장기대책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대책으로 국고보조금 50% 확대, 적정보험료의 인상, 수가인하를 들 수 있습니다. 김창엽교수께서는 이를 피상적 접근으로 보고 ‘낭비형’ 의료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도 견해를 같이 합니다만 단기방안으로 이 세 가지도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국고지원 확대의 경우 40%까지는 이미 진행되었지만 아직 나머지 10%부분이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국고지원은 논의를 지연해온 정치권의 책임이 큽니다.
보험료 인상은 국민이 수용해야 할 부분입니다. 보험료 인상을 늦출수록 보험료 인상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보험료 인상에 대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인 동의를 구하고, 적정수준까지 보험료를 인상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수가도 함께 인하해야 합니다. 서울대경영연구소 연구결과 현행수가가 병원진료비원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번 보고서도 검증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수가수준이 원가에 비해 낮다’는 그 동안의 주장을 뒤집었습니다.
또한, 이번 용역결과 의원급의 수가는 23%, 병원급은 15%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전체 수가를 한꺼번에 조정하는 것 보다 적정수가 설정을 위해서 요양기관 종류별로 수가를 별도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기대책으로는 이번 서울대 보고서를 시작으로 병원경영상태에 따라 수가의 적정선을 파악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합니다. 물론, 의약계도 병원경영의 투명성확보에 자진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실거래가제도를 원가제도로 전환해야합니다. 실거래가제 실시 이후 제약회사는 의약품의 가격을 2~3배 인상하는 등 실거래가제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였습니다. 의약품의 제조원가를 파악해서 제약회사에 일정이윤을 보장해 주는 ‘의약품원가제도’가 도입되면 실거래가 악용사례가 줄어들 수 있고, 보험급여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원가파악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자영업자 소득파악율을 제고해야 합니다.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율이 높아지면 보험재정의 상당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며, 직역간 갈등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진료비지불제도도 점차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현행 행위별수가제는 급여비 지출을 유발시키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적절한 선에서 계약에 의해 보험재정을 통제할 수 있도록 포괄수가제 또는 총액계약제 등으로 점차 진료비지불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특별회계’를 만들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질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사실 재정파탄은 우리나라의 잘못된 의료구조에서 기인한 것이며, 이는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의 의료체계는 예방보다는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공공의료체계가 미비해서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갖추기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하에서 국민의료비는 해마다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건강보험 재정구조를 아무리 튼튼히 해도 상승하는 의료비를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 질병예방사업의 확대와 공공의료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건강보험재정파탄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정부·시민·의약계 모두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갈등 관계에 있습니다. 재정건전화를 위해선 이해당사자간 분열을 종식하고 합의를 이루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합의를 토대로 보건의료체계의 체질 개선을 해야 합니다.
가입자는 적정한 보험료인상을 수용해야 하고, 의사쇼핑(doctor-shopping)등의 도덕적 해이를 스스로 근절해야 합니다. 의약계도 병원경영투명성 확보에 자진 참여하고 새로운 수가제도를 수용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도 병원경영의 투명성확보에 앞장서야하고 보건의료체질 개선을 통해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해 ‘국민건강권’ 보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해당사자간의 합의가 없다면 보건의료체계의 구조개선은 있을 수 없으며 건강보험의 재정건전화도 영구히 가져올 수 없을 것입니다.
건강보험재정건전화는 ‘국민건강권’ 보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재정건전화는 단기간에 가져올 수 없는 문제이며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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